허균의 소설 ‘홍길동전’의 주인공인 홍길동은 부패한 관료들과 탐관오리에게서 빼앗은 재물을 가난한 백성들에게 나눠준 의적이다. 장성군은 각종 문헌 고증과 학술 연구를 통해 홍길동이 장성에서 태어난 실존 인물이라는 사실을 입증하고 ‘홍길동축제’를 열고 있다.

의적 홍길동을 기리는 ‘장성 홍길동축제’(이하 ‘홍길동축제’)가 새로운 이미지로 변신해 황룡강변을 누빌 예정이다.

새로운 모습으로 단장한 ‘제 19회 홍길동 축제’가 오는 18일부터 20일까지 사흘간 황룡강변과 홍길동테마파크에서 열린다.

이번 축제는 전국적인 5·18광주민주화운동 희생자 추모 분위기에 동참한다는 점에서 우선 눈길을 끈다. 축제 첫날에는 개막행사를 비롯한 떠들썩한 프로그램을 진행하지 않는다. 대신 5·18광주민주화운동을 소재로 한 영화 ‘택시운전사’와 ‘화려한 휴가’를 상영해 5·18광주민주화운동 희생자들을 추모한다.

정규 프로그램은 둘째 날부터 진행된다. 주 무대인 공설운동장과 홍길동테마파크에서 ‘뽀빠이와 함께하는 옐로우 콘서트’, ‘장성고을 축하마당’, ‘관광객 어울림 마당’, ‘옐로우 힐링토크’, ‘홍길동 스마트 퀴즈쇼’, ‘메뚜기 잡기 체험’, ‘옐로우 가족액자 만들기’, ‘ 서바이벌 활쏘기 게임’을 비롯해 13종의 공연, 22종의 체험전, 8종의 전시가 열린다.

바이킹, 토마스 기차, 수상자전거 등 10종의 놀이 프로그램도 마련됐다. 장성군 농·특산물 판매대와 향토 음식점도 운영된다.

‘KBS 전국노래자랑’(이하 ‘전국노래자랑’)도 관심을 모은다. 오는 19일 오후 1시 공설운동장 건립 부지에서 국민 MC 송해가 진행하는‘전국노래자랑’이 열려 축제 분위기를 한껏 고조시킨다. 장성에서 ‘전국노래자랑’이 열리는 건 제11회 ‘홍길동축제’ 이후 9년 만이다. 초대가수 명단이 화려하다. 성인가요계의 톱스타인 박상철, 김혜연, 우연이가 무대에 오른다.

이번 축제는 봄꽃 축제와 결합해 의욕적으로 이미지 변신을 시도했다는 데서 주목을 모은다. 장성군은 올해 ‘홍길동축제’를 위해 지난해 100만명의 관람객을 모으며 화제를 모은 ‘장성 황룡강 노란꽃잔치’(이하 ‘노란꽃잔치’)의 무대인 황룡강변을 ‘꽃강’으로 조성했다. 제2황룡교에서 황미르랜드까지 약 10만5000㎡(약 3만1760평)에 이르는 황룡강변에 꽃양귀비, 수레국화, 안개초, 꽃창포, 코스모스 등의 꽃을 심었다.

특히 꽃양귀비는 절세미인 양귀비의 이름이 붙은 데서 알 수 있듯 화려하고 아름다운 자태를 자랑하는 봄꽃이다. 양귀비와 달리 마약 성분이 없어 안전하다.

유럽 동남부가 원산지인 수레국화도 봄을 대표하는 꽃이다. 청색, 남청색, 흰색 등 여러 가지 색의 수레국화 중 청보라색이 특히 아름답다.

‘노란꽃잔치’의 주역인 꽃 전문가 문원균(63)씨는 올해 황룡강변에 핀 꽃이 그 어느 때보다도 아름다울 것이라고 말한다. 그는 지난겨울 날씨가 매우 추웠던 탓에 번식에 위협을 느낀 식물이 더 많은 벌과 나비를 모으기 위해 꽃을 더욱 곱고 화려하게 피울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문씨는 “현재 꽃망울이 하나둘씩 터지고 있다”며 “축제 기간에 맞춰 황룡강변에 형형색색 꽃의 향연이 펼쳐질 것”이라고 말했다.

군은 봄꽃 축제와 결합한 ‘홍길동축제’가 ‘노란꽃잔치’와 함께 ‘옐로우시티’ 장성군의 이미지를 높이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군은 또 축제기간 이후 27일까지 축제장을 개방해 더 많은 관광객이 황룡강변의 아름다움을 만끽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장성군 관계자는 “올해 홍길동축제는 5·18광주민주화운동 기념일과 겹치는 까닭에 차분한 분위기에서 치르지만 봄꽃축제와 결합한 만큼 그 어느 때보다도 화려할 것이다”며 “봄나들이를 계획 중인 분들이라면 꼭 한 번 축제장을 찾아달라”고 말했다.

/김대성기자bigkim@kwangju.co.kr

/장성=김용호기자 yongho@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