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에서 전복으로 수십 억대 매출을 내는 어업인이 있다. 최동익(50·사진) 대표는 돌산 금봉마을 해안가에서 ‘바다수산’을 운영하고 있다. 그는 연 15억 원 규모의 어린 전복(치패)를 생산하고 직접 유통에 나서면서 30억 원의 매출도 올리고 있다.
최 대표의 주종목은 연간 150만 미를 생산하는 참전복이다. 적정한 수온과 함께 철 따라 다양한 먹이를 먹고 자라는 전복은 육질이 다르고 오도독 씹히는 맛이 그만이다. 여수 청정해역의 바닷물을 끌어 사용해서 식감이 좋고 영양분이 풍부하다.
초기에는 전복 성패 양식만을 전담했지만 현재는 치패를 전문적으로 생산하고 있다. 전복 양식이 포화상태가 됐을 때 최 대표는 과감히 활로를 바꿨다. 자연적 조건으로 폐사 가능성이 큰 전복의 특성상 어업의 성패 여부는 예측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15년 전 친척의 권유로 전복 양식을 공부한 것이 최 대표에게 전환점이 됐다.
고향이 해남인 최 대표는 처음에 전복 양식 비전에 대한 확신이 있었지만 쉽게 뛰어들기에는 두려움이 앞서기도 했다. 밤에는 이론을 익히고 낮에는 공부한 것을 실습하고 복습하는 ‘주경야독’의 나날은 2년간 이어졌다. 그는 전남 해양수산과학원에서 관련 공부를 하며 최고 수산경영자과정을 수료하는 성과도 거뒀다.
처음부터 일이 잘 풀렸던 것은 아니다. 양식을 시작한 첫해 배운 것을 바탕으로 정성들여 키운 전복은 생각만큼 크지 않았다. 어업인 후계자 경영자금 3000만 원을 받아 양식장을 운영했지만 첫해 매출은 1억 원도 넘지 못했다.
최 대표는 “양식 어가가 망하는 주된 이유는 어패류는 크기만 하면 된다는 ‘성장 위주’ 인식이 있기 때문”이라며 초기의 실패를 돌이켰다. 객지 설움도 있었다. 공부와 일,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을 수 있었던 것은 최 대표의 ‘악바리’ 근성이 한몫했다. 최 대표는 “모든 문제는 현장에서 해결된다”는 철칙을 지켜왔다.
최 대표는 주변 환경에 잘 적응할 수 있는 맞춤형 참전복 개량에 힘을 쏟았다. 전복 양식장에 차광막을 설치해 일사광선을 차단하는 등 양식장 온도 편차를 최소화하려는 노력도 하고 있다. 그는 “전복 양식산업이 지속적으로 발전하려면 기후온난화와 어장 환경변화에 대한 대비가 필수”라면서 “많이 생산하는 것보다 어떻게 하면 더 품질 좋은 전복을 공급할 수 있을지 고민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최 대표의 이 같은 노력은 경비 절감으로 이어졌다. 전복의 육즙을 좋게 하고 크기를 키우는 데 집중했더니 폐사율이 저절로 낮아졌다. 한해 6억∼7억 원이던 경비는 5억 원 미만으로 절감됐다. 사업은 날로 번창해 100평이었던 양식장은 3500평이 됐고 어느덧 직원은 8명으로 불어났다.
최 대표는 단독적으로 사업을 하지 않는다. 그는 어민이 1년여 동안 키운 종묘를 매입해 성패로 키워내는 작업도 하고 있다. 그가 거래하는 지역은 여수뿐만 아니라 땅끝 해남과 완도, 신안, 진도, 고흥 등 다양하다. 최 대표와 거래하는 남해안 지역 어민은 100명에 이른다.
최 대표는 어민들과 전국에서 인정받는 전복 종묘를 키워내자는 데 공감대를 형성하며 신뢰를 쌓아갔다. 어민들은 종묘를 제값받고 팔 수 있고, 최 대표가 일궈낸 유통 경로를 이용할 수 있어서 일정한 수입원을 마련하게 됐다. 최 대표 역시 고품질 종묘를 확보하면서 지역 어민과 ‘윈윈’(Win-win)하는 결과를 얻었다.
최 대표는 “좋은 종묘가 자라는 천혜의 해역이 있다면 남해안 어디든지 찾아간다”며 “전복 품질에 대한 자부심으로 살아가는 어민이 응당한 보수를 받는 모습을 볼 때 가장 뿌듯하다”고 말했다.
최 대표는 여수시 전복협회 회장직을 맡고 있다. 그는 이전에 한국수산업경영인 전라남도연합회에서 부회장을 역임하는 등 지역 어민을 위해 꾸준히 활동하고 있다. 그동안 쌓아온 노하우를 신생 전복 양식 어가에 전하며 기술자문 역할도 하고 있다. 여수지역 전복 어민 600여 명이 가입한 협회를 이끌면서 어깨가 무겁지만 최 대표는 “어민의 권익 향상을 위해 힘을 쏟을 것”이라며 포부를 밝혔다.
최 대표에게는 또 다른 목표가 생겼다. 수십 년 뒤에도 참전복을 생생히 복원해낼 수 있는 냉동종자 연구를 시작한 것이다. 그는 대학 등과 공동 연구를 통해 어민이 손쉽게 품질 좋은 전복을 생산해낼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백희준기자 bhj@kwangju.co.kr
최 대표의 주종목은 연간 150만 미를 생산하는 참전복이다. 적정한 수온과 함께 철 따라 다양한 먹이를 먹고 자라는 전복은 육질이 다르고 오도독 씹히는 맛이 그만이다. 여수 청정해역의 바닷물을 끌어 사용해서 식감이 좋고 영양분이 풍부하다.
15년 전 친척의 권유로 전복 양식을 공부한 것이 최 대표에게 전환점이 됐다.
고향이 해남인 최 대표는 처음에 전복 양식 비전에 대한 확신이 있었지만 쉽게 뛰어들기에는 두려움이 앞서기도 했다. 밤에는 이론을 익히고 낮에는 공부한 것을 실습하고 복습하는 ‘주경야독’의 나날은 2년간 이어졌다. 그는 전남 해양수산과학원에서 관련 공부를 하며 최고 수산경영자과정을 수료하는 성과도 거뒀다.
처음부터 일이 잘 풀렸던 것은 아니다. 양식을 시작한 첫해 배운 것을 바탕으로 정성들여 키운 전복은 생각만큼 크지 않았다. 어업인 후계자 경영자금 3000만 원을 받아 양식장을 운영했지만 첫해 매출은 1억 원도 넘지 못했다.
최 대표는 주변 환경에 잘 적응할 수 있는 맞춤형 참전복 개량에 힘을 쏟았다. 전복 양식장에 차광막을 설치해 일사광선을 차단하는 등 양식장 온도 편차를 최소화하려는 노력도 하고 있다. 그는 “전복 양식산업이 지속적으로 발전하려면 기후온난화와 어장 환경변화에 대한 대비가 필수”라면서 “많이 생산하는 것보다 어떻게 하면 더 품질 좋은 전복을 공급할 수 있을지 고민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최 대표의 이 같은 노력은 경비 절감으로 이어졌다. 전복의 육즙을 좋게 하고 크기를 키우는 데 집중했더니 폐사율이 저절로 낮아졌다. 한해 6억∼7억 원이던 경비는 5억 원 미만으로 절감됐다. 사업은 날로 번창해 100평이었던 양식장은 3500평이 됐고 어느덧 직원은 8명으로 불어났다.
최 대표는 단독적으로 사업을 하지 않는다. 그는 어민이 1년여 동안 키운 종묘를 매입해 성패로 키워내는 작업도 하고 있다. 그가 거래하는 지역은 여수뿐만 아니라 땅끝 해남과 완도, 신안, 진도, 고흥 등 다양하다. 최 대표와 거래하는 남해안 지역 어민은 100명에 이른다.
최 대표는 어민들과 전국에서 인정받는 전복 종묘를 키워내자는 데 공감대를 형성하며 신뢰를 쌓아갔다. 어민들은 종묘를 제값받고 팔 수 있고, 최 대표가 일궈낸 유통 경로를 이용할 수 있어서 일정한 수입원을 마련하게 됐다. 최 대표 역시 고품질 종묘를 확보하면서 지역 어민과 ‘윈윈’(Win-win)하는 결과를 얻었다.
최 대표는 “좋은 종묘가 자라는 천혜의 해역이 있다면 남해안 어디든지 찾아간다”며 “전복 품질에 대한 자부심으로 살아가는 어민이 응당한 보수를 받는 모습을 볼 때 가장 뿌듯하다”고 말했다.
최 대표는 여수시 전복협회 회장직을 맡고 있다. 그는 이전에 한국수산업경영인 전라남도연합회에서 부회장을 역임하는 등 지역 어민을 위해 꾸준히 활동하고 있다. 그동안 쌓아온 노하우를 신생 전복 양식 어가에 전하며 기술자문 역할도 하고 있다. 여수지역 전복 어민 600여 명이 가입한 협회를 이끌면서 어깨가 무겁지만 최 대표는 “어민의 권익 향상을 위해 힘을 쏟을 것”이라며 포부를 밝혔다.
최 대표에게는 또 다른 목표가 생겼다. 수십 년 뒤에도 참전복을 생생히 복원해낼 수 있는 냉동종자 연구를 시작한 것이다. 그는 대학 등과 공동 연구를 통해 어민이 손쉽게 품질 좋은 전복을 생산해낼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백희준기자 bhj@kwangju.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