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에 전 세계 여행자들이 찾는 게스트하우스가 있다는걸 아시나요?”
머리 위로 작렬하는 태양, 가만히 있어도 숨이 턱턱 막히는 여름이면 어디론가 떠나고 싶어진다. 여행, 수많은 현대인들에겐 평범한 일상에서의 일탈쯤 여겨질지 모른다. 그러나 그에겐 여행이 직업이다. 외국인 게스트하우스인 ‘페드로 하우스’를 운영하는 청년 김현석 대표(38)다.
김 대표는 현재 광주시 서구 쌍촌동에서 여행자들을 위한 카페 ‘VOYAGERS’와 게스트 하우스 두 곳을 운영하고 있다. 이제는 ‘김현석’이라는 자신의 이름보다 ‘페드로’(Pedro)라는 이름이 더 익숙하다는 그다.
“제가 좋아하는 일로 밥벌이를 할 수 있다는 것을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싶었는데 이렇게 꿈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이미 그가 운영하는 카페와 게스트 하우스는 한국을 찾는, 광주를 찾는 외국인들 사이에서 꽤 유명세를 타고 있다. 자연스레 페드로 하우스에는 전 세계 곳곳에서 떠나온 여행자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김 대표도 그들을 따뜻하게 품어주면서 남도의 따뜻한 정(情)을 아낌없이 나누는 중이다.
“저는 서른 살 때까지 꿈도 없고, 직업도 없는 평범한 사람이었습니다. 그런데 우연히 떠난 여행에서 많은 깨달음을 얻고 한국으로 돌아와 하나씩 실천에 옮기기 시작했습니다.”
그는 수많은 방황을 하며 20대 시절을 보냈다고 한다. 그러다 30살이 된 기념으로 자신에게 여행을 선물하게 된다. 인도로의 여행. 그의 삶을 바꿔놓은 계기가 됐다. 아무것도 몰랐고, 무엇을 해야할지, 무엇을 좋아하는지도 몰랐다. 그런 답답함을 내려놓고 마음의 위안을 얻었다. 여행의 끝날 무렵 가슴 깊은 곳에서 ‘긍정의 기운’이 느껴졌다.
한국으로 돌아왔을 때 그의 나이는 33살. 많은 청년들이 취업하기에는 조금은 늦은 시기라 생각되는 나이다. 그즈음 그는 광주에서 외국인들을 위한 여행을 만들기 시작했다. 페이스북에 ‘여행클럽’을 만들고, 외국인들이 모일만한 장소에 광고지를 붙여가며 사람을 모았다. 그렇게 몇 명의 외국인들을 데리고 간 첫 여행 장소는 영광 백수 해안도로였다. 김 대표의 표현을 빌리자면 그 첫 여행은 ‘작은 성공’이었다.
작은 성공을 거둔 뒤 자신감이 붙었다. 이후 6년이라는 기간 동안 무려 600회 가량의 여행을 진행했다. 함께 여행을 떠난 외국인 수만 4000명에 달할 정도다. 당연히 외국인들 사이에 꽤 유명한 여행 프로그램으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전남지역 곳곳에 숨겨진 명소를 찾아갔을 뿐만 아니라 심지어 독도, 홍도, 마라도까지 여행을 떠나기도 했다.
그는 여행을 떠나는 것에만 머물지 않는다. ‘Lonely Korea’라는 외국인 여행 커뮤니티를 운영하면서 ‘Jeolla Go’라는 브랜드를 개발했다. 유튜브에 우리지역 관광지를 소개하는 콘텐츠를 제작해 널리 알리고 역할을 하고 있다. 말 그대로 여행을 위한 플랫폼을 만들어가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쌓인 내공을 바탕으로 그는 재작년에 ‘페드로 하우스’라는 게스트하우스를 오픈했다. 살던 집 2층을 개조해 시험 삼아 숙박업을 시작했다. 어느 정도 커뮤니티가 확보돼 있어서 손님을 끌어오는 건 그리 어렵진 않았다. 그러나 시행착오도 잇따랐다.
외국인 도시 민박업을 서구 1호점으로 등록하고, 침대를 구매할 돈이 없어 은행에서 대출을 받았다. 처음 숙박업을 운영하다보니 미숙한 게 하나 둘이 아녔다. 하지만 여행 커뮤니티로 쌓인 네트워크가 큰 힘이 됐다. 조금씩 자리잡아가면서 손님이 늘어났다.
“어느 순간이 되니 손님이 많아져서 제 방까지 내줘야 되는 경우도 잦아졌죠. 그래서 2호점을 계획하게 됐습니다.”
그렇게 페드로 하우스 2호점을 열고 여행자 카페 ‘VOYAGERS’까지 오픈하게 됐다. 카페 내부는 세계 각국의 물건들로 가득 채워져 있다. 50여개국의 나라를 여행하면서 모은 물건들이다. 외국인 여행자들이 선물해준 것부터 세계일주를 하는 지인들이 보내오는 물건들이 모이다보니 어느새 카페 가득 이국적인 물품들이 채우게 됐다.
이제 게스트하우스와 카페가 자리를 잡아가며 안정을 찾았지만 김 대표, 아니 페드로씨에겐 더 큰 목표가 생겼다. 전라도 대표 여행 플랫폼을 만드는 것이다. 이를 통해 여행을 좋아하는 지역 청년들에게 재밌는,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할 수 있는 일자리도 마련해주고 싶단다.
“지금까지 활동한 일을 바탕으로 다국적 여행자들에게 정보를 제공하고 싶습니다. 전라도의 문화, 예술, 여행 정보를 그 나라 언어로 손쉽게 접할 수 있는 전라도 대표 여행 플랫폼을 만들려고 기획하고 있어요. 여행을 좋아하는 청년들이 좋아하는 일을 직업으로 할 수 있도록 돕고 싶기도 합니다.”
/김태진 청년기자
oneotbman@naver.com
-청년문화공간 ‘동네줌인’대표
-움직이는 스튜디오 대표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 지원을 받았습니다.
머리 위로 작렬하는 태양, 가만히 있어도 숨이 턱턱 막히는 여름이면 어디론가 떠나고 싶어진다. 여행, 수많은 현대인들에겐 평범한 일상에서의 일탈쯤 여겨질지 모른다. 그러나 그에겐 여행이 직업이다. 외국인 게스트하우스인 ‘페드로 하우스’를 운영하는 청년 김현석 대표(38)다.
김 대표는 현재 광주시 서구 쌍촌동에서 여행자들을 위한 카페 ‘VOYAGERS’와 게스트 하우스 두 곳을 운영하고 있다. 이제는 ‘김현석’이라는 자신의 이름보다 ‘페드로’(Pedro)라는 이름이 더 익숙하다는 그다.
이미 그가 운영하는 카페와 게스트 하우스는 한국을 찾는, 광주를 찾는 외국인들 사이에서 꽤 유명세를 타고 있다. 자연스레 페드로 하우스에는 전 세계 곳곳에서 떠나온 여행자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김 대표도 그들을 따뜻하게 품어주면서 남도의 따뜻한 정(情)을 아낌없이 나누는 중이다.
“저는 서른 살 때까지 꿈도 없고, 직업도 없는 평범한 사람이었습니다. 그런데 우연히 떠난 여행에서 많은 깨달음을 얻고 한국으로 돌아와 하나씩 실천에 옮기기 시작했습니다.”
그는 수많은 방황을 하며 20대 시절을 보냈다고 한다. 그러다 30살이 된 기념으로 자신에게 여행을 선물하게 된다. 인도로의 여행. 그의 삶을 바꿔놓은 계기가 됐다. 아무것도 몰랐고, 무엇을 해야할지, 무엇을 좋아하는지도 몰랐다. 그런 답답함을 내려놓고 마음의 위안을 얻었다. 여행의 끝날 무렵 가슴 깊은 곳에서 ‘긍정의 기운’이 느껴졌다.
작은 성공을 거둔 뒤 자신감이 붙었다. 이후 6년이라는 기간 동안 무려 600회 가량의 여행을 진행했다. 함께 여행을 떠난 외국인 수만 4000명에 달할 정도다. 당연히 외국인들 사이에 꽤 유명한 여행 프로그램으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전남지역 곳곳에 숨겨진 명소를 찾아갔을 뿐만 아니라 심지어 독도, 홍도, 마라도까지 여행을 떠나기도 했다.
그는 여행을 떠나는 것에만 머물지 않는다. ‘Lonely Korea’라는 외국인 여행 커뮤니티를 운영하면서 ‘Jeolla Go’라는 브랜드를 개발했다. 유튜브에 우리지역 관광지를 소개하는 콘텐츠를 제작해 널리 알리고 역할을 하고 있다. 말 그대로 여행을 위한 플랫폼을 만들어가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쌓인 내공을 바탕으로 그는 재작년에 ‘페드로 하우스’라는 게스트하우스를 오픈했다. 살던 집 2층을 개조해 시험 삼아 숙박업을 시작했다. 어느 정도 커뮤니티가 확보돼 있어서 손님을 끌어오는 건 그리 어렵진 않았다. 그러나 시행착오도 잇따랐다.
외국인 도시 민박업을 서구 1호점으로 등록하고, 침대를 구매할 돈이 없어 은행에서 대출을 받았다. 처음 숙박업을 운영하다보니 미숙한 게 하나 둘이 아녔다. 하지만 여행 커뮤니티로 쌓인 네트워크가 큰 힘이 됐다. 조금씩 자리잡아가면서 손님이 늘어났다.
“어느 순간이 되니 손님이 많아져서 제 방까지 내줘야 되는 경우도 잦아졌죠. 그래서 2호점을 계획하게 됐습니다.”
그렇게 페드로 하우스 2호점을 열고 여행자 카페 ‘VOYAGERS’까지 오픈하게 됐다. 카페 내부는 세계 각국의 물건들로 가득 채워져 있다. 50여개국의 나라를 여행하면서 모은 물건들이다. 외국인 여행자들이 선물해준 것부터 세계일주를 하는 지인들이 보내오는 물건들이 모이다보니 어느새 카페 가득 이국적인 물품들이 채우게 됐다.
이제 게스트하우스와 카페가 자리를 잡아가며 안정을 찾았지만 김 대표, 아니 페드로씨에겐 더 큰 목표가 생겼다. 전라도 대표 여행 플랫폼을 만드는 것이다. 이를 통해 여행을 좋아하는 지역 청년들에게 재밌는,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할 수 있는 일자리도 마련해주고 싶단다.
“지금까지 활동한 일을 바탕으로 다국적 여행자들에게 정보를 제공하고 싶습니다. 전라도의 문화, 예술, 여행 정보를 그 나라 언어로 손쉽게 접할 수 있는 전라도 대표 여행 플랫폼을 만들려고 기획하고 있어요. 여행을 좋아하는 청년들이 좋아하는 일을 직업으로 할 수 있도록 돕고 싶기도 합니다.”
/김태진 청년기자
oneotbman@naver.com
-청년문화공간 ‘동네줌인’대표
-움직이는 스튜디오 대표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 지원을 받았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