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연(李淵, 566-635)은 618년 당나라를 창건했다. 자는 덕숙으로 수양제 말기 천하가 혼란스럽자 거병해 새 왕조를 수립했다. 후일 현무문의 난으로 3남인 이세민에게 양위했다.

그는 서위와 북주의 중신인 당국공 이호의 손자로 선비족 계통의 무장이다. 566년 장안에서 출생했고 부친 이병이 사망하자 7세때 당국공 지위를 물려받았다. 조부 이호는 북위의 권신 우문태의 정변에 가담해 공적으로 팔주국에 올랐다. 그의 모친은 팔주국 집안인 독고신의 딸로 수문제의 독고황후와는 자매 관계다. 그는 수문제의 처조카로 양제와는 외사촌 관계다. 그의 처 두씨 역시 선비족 군인 가문 출신이다. 그녀는 어려서부터 총명해 집 문 양쪽에 두 마리 공작을 그려놓고 구혼자에게 두 개의 화살을 주어 공작의 눈을 맞추는 사람에게만 자격을 주었다. 오직 이연만이 두 발을 연속으로 명중시켜 혼인을 허락받았다고 한다. 양제 말기까지 그의 관직 생활은 평범했다. 문제때 자사직에 오르고 양제 즉위 후 중앙관직에 진출했다. 3차례의 고구려 원정이 실패하자 천하 민심이 들끓었다. 이 와중에 중신 양소의 아들 예부상서 양현감이 반란을 일으켰다. 이 일로 양제는 대신들을 의심했고 이연도 감시 대상이 되었다. 617년 태원 유수로 임명되었다. 태원은 북방의 돌궐을 방어하는 요충지로 상당한 군사력을 갖추고 있었다.

617년 7월 유명한 태원기병(太原起兵)이 시작되었다. 614년 세 번째 고구려 원정이 실패하자 각지에서 반란이 속출해 천하는 군웅할거 상태에 빠졌다. 이밀, 왕세충, 두건덕 등이 주요 군웅이었다. 3만의 군사를 동원해 수도 장안으로 진격했다. 11월 9일 장안을 점령했는데 진군 도중 각지의 호응을 받아 20만 대군으로 불어났다. 수양제의 손자 대왕 유를 공제로 옹립하고 연호를 의령으로 개원하였다. 대장군으로 정치·군사 대권을 장악했다. 618년 3월 양제가 측근 우문화급에게 살해되자 천하가 들끓었다. 측근인 배적과 유문정에게 율령을 정비해 무덕률을 완성하고 장남 이건성을 황태자로 차남 이세민을 상서령으로 임명하는 등 내각을 구축하였다. 조용조 법을 제정하고 개원통보를 주조해 화폐제도를 통일했다.

619년 중신 유문정을 모반죄로 제거했다. 그는 처형당하기 직전 “높이 나는 새가 사라지니 좋은 활은 쓰이지 않고 버려진다”며 자신의 뒤바뀐 처지를 한탄했다고 한다. 국자학, 태학, 4문 등을 설치하니 생원이 300명이나 되었다. 중신 손복가가 상소를 올려 주장하기를 “수는 그 허물을 듣기 싫어했기 때문에 천하를 잃었다. 단지 천하를 얻는 것이 쉬운 줄만 알고, 수가 천하를 잃은 것이 어렵지 않았음을 알지 못할 것이다. 마땅히 수의 실패를 반성해 백성들의 실정을 살피는데 힘써야 한다.”

고조의 당면과제는 각지의 반란 세력을 정벌하는 것이었다. 낙양은 왕세충이 장악했다. 양제의 손자 양동을 즉위시켰다가 폐하고 제위에 올라 정이라는 나라를 세웠다. 이밀은 식량이 풍부한 낙양 주변의 낙구창에 근거했다. 그러나 왕세충에게 패하자 당에 귀순했다. 그는 산동지방 평정을 이유로 장안을 벗어나 배신했지만 처형되었다. 왕세충도 결국 이세민의 공격을 못견디고 항복했다. 하북의 두건덕군과 사수에서 일전을 벌이자 이세민은 전군을 동원해 이를 물리쳤다. 당은 사실상 천하통일의 기초를 굳건히 했다.

당왕조의 기초가 튼튼해지자 후계자 문제가 본격적으로 대두했다. 황태자는 이건성이었지만 천하평정의 공이 큰 차남 이세민의 야심이 컸다. 적에게 빼앗긴 태원을 탈환하고 왕세충과 두건덕을 패배시킨 것은 이세민의 큰 공적이었다. 고조는 그에게 천책상장(天策上將)이라는 칭호를 주어 준태자로 우대하였다. 이로 인해 양측의 갈등이 더욱 심화되었다. 626년 6월 황궁의 현무문에서 정변이 일어났다. 장남 이건성과 3남 이원길이 힘을 합쳐 이세민을 제거하려 했는데 이를 사전에 알아챈 이세민의 역습으로 건성과 원길이 살해되었다. 8월 고조가 퇴위하고 태종 이세민이 즉위했다. 고조는 태상황이 되어 대안궁에서 635년 생을 마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