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주간이다. 올해 부활절인 16일은 특히 세월호 참사 3주기이기도 해 우리 마음 속 부활의 염원을 다시 새겨보게 한다.

서양미술에서는 수세기에 걸쳐 성서를 주제로 수많은 작품이 만들어졌고 예수 부활을 묘사한 빛나는 걸작들도 그만큼 풍요롭다. 안드레아 만테나, 조반니 벨리니, 피에로 델라 프란체스카 등 거장들은 예수 부활을 형상화한 작품에 장엄하고 엄격한 종교적 분위기를 담아 진중한 감동을 이끌어 낸다. 반면 우리에게 익숙한 종교화와 다른 이미지를 구현해내었던 카라바조(1573∼1610)의 작품 ‘의심하는 도마’(1602∼1603)는 충격적이다.

세 사람의 사도들이 예수를 쳐다보고 있고 그 중의 한 사람인 예수의 제자 도마가 손가락으로 부활한 예수의 옆구리 상처를 찔러보고 있다. 눈으로 보고 나서야 비로소 믿을 수 있음을 암시하는 것은 도마의 놀란 듯한 눈썹과 이마의 굵은 주름들이다. 물고기를 잡는 어부로 일하다가 예수의 제자가 되었던 도마는 최후의 만찬 때도 다른 사도들과 같이 예수를 버리고 달아났고, 예수가 부활했을 때도 그 사실을 의심했었다.

카라바조도 도마와 같은 심정이었을까? 의심 없이 예수의 부활을 받아들였던 사람들도 이 작품을 접하게 되면 부활의 의미가 무엇인지를 의심해보게 될 것 같다. 기독교에서의 ‘예수 부활’이 영적인 부활이며, 하나님과 영육으로 단절되었다가 다시 하나님의 사랑을 받아들인다는 의미를 역설적으로 강조하는 그림이라는 생각도 든다.

당시에는 물론이고 그로부터 400년이 훨씬 지난 지금도 이 작품은 여전히 도발적으로 다가온다. 늘 고전적인 규범을 벗어났고, 어떤 기독교 회화에서도 볼 수 없었던 회화를 창조해냈다는 평가를 받는 카라바조는 어쩌면 ‘예수 부활’과 같은 사랑의 기적이 우리가 범접할 수 없는 천상이 아니라 사람 사는 세상 속에서 일어나기를 바랐을 지도 모르겠다.

〈광주비엔날레 전시부장·미술사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