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이면 강산이 변한다는 말은 이제 옛말이다. 세상은 하루하루가 다르게 빠르게 변해가고 있다. 전통과 역사는 그래서 더 값진 가치가 됐다. 분주한 세상을 비켜나 역사 속에 살고 있는 장인들을 쫓아 떠나는 여행. 한국관광공사가 추천하는 ‘장인을 찾아 떠나는 여행’이다.



철 - 담금질과 두드림의 연금술

충주는 예부터 철의 으뜸 생산지였다. 고려 시대 몽골에 대승을 거둔 곳도 충주 지역이다. 몽골보다 월등한 철제 무기가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전해진다.

충주시 무학시장 입구 누리장터에 자리한 삼화대장간에는 60년 넘는 세월 동안 쇠를 녹여 철제 기구들을 제작해온 야장(충북 무형문화재 13호)이 있다. 올해 75세인 도지정 무형문화재 야장 김명일 선생이 직접 제작한 화로에서 쇠가 담금질 되고 다양한 도구로 만들어지는 과정을 볼 수 있다.

철로 제작된 불상의 독특한 아름다움을 볼 수 있는 곳도 있다. 고려 시대 사찰인 단호사 대웅전에 모셔진 철조여래좌상(보물 512호)은 철로 만들어진 불상이다.우리나라의 전통 무예 택견을 체험할 수 있는 택견전수관, 충주세계무술박물관이 있는 충주세계무술공원도 둘러보기에 좋다. (문의 : 삼화대장간 043-848-4079)

벼루 - 추사 김정희가 즐겨 사용하던 최고의 벼루

보물 제547호로 지정된 추사 김정희 유물 중에는 벼루가 세 개 있다. 그 중 두 개가 남포벼루다. 보령 남포에는 최고급 벼루의 대명사인 남포벼루의 명성을 잇는 장인이 있다. 3대째 가업으로 벼루를 제작하는 김진한 명장이다.

평생을 남포벼루와 함께한 그는 1987년 충청남도 무형문화재 6호, 1996년에는 석공예 부문 대한민국 명장이 되었다. 장인의 손을 거친 백운상석은 먹을 갈 때 매끄러우면서 끈적거리지 않고, 글을 쓰면 윤기가 나 오래되어도 변하지 않고, 묵지에 물을 넣어도 쉬 마르지 않는 남포벼루로 탄생한다.

남포벼루의 고장 보령에는 빼어놓을 수 없는 맛도 있다. 보령8경 가운데 7경인 오천항의 키조개와 천북면의 굴은 보령의 맛을 보여준다. 달짝지근하면서도 쫄깃한 키조개의 패주(관자)와 비리지 않고 탱글탱글한 굴이 여행객들의 입맛을 사로잡는다. 충남탄전의 발달 과정과 채굴 장비, 작업 환경 등을 살펴볼 수 있는 보령석탄박물관도 관광객들을 기다린다.

(문의 : 남포벼루무형문화재 041-932-8071)

한과 - 140년 전통의 한과 명가

강릉시 사천면 노동리(갈골) 한과마을은 기름에 튀겨 만드는 산자와 강정 생산지로 유명하다. 현재 60여 가구가 한과를 만들고 있으며, 그 중심에는 지난 2000년 한과 분야 최초로 전통식품명인(23호)에 지정된 최봉석 명인(71세)이 있다.

1870년대에 최 명인의 4대조가 한과 제조법을 전통 방식대로 체계화한 이래 5대째 집안 고유의 비법을 이어오고 있다. 국산 재료를 사용해 일일이 손으로 만드는 최 명인의 산자와 강정은 고급스러운 맛과 부드러운 식감이 일품이다. 제조장 부근에는 전시장과 체험관을 갖춘 ‘갈골한과 체험전시관’도 운영되고 있다.

한과 마을 가까이에 둘러보기 좋은 관광지도 많다. 경포대, 선교장, 참소리축음기·에디슨과학박물관, 오죽헌이 있고 주말이면 자리를 찾기 힘들 만큼 인기 높은 안목 커피거리, 커피 전문점 ‘커피커퍼’가 운영하는 국내 최대 규모의 커피박물관 등이 관광객들의 발길을 잡는다.

(문의 : 갈골한과 명인의 집 033-641-8200, 8300)

/김여울기자 wool@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