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치기가 많으면 양들이 굶어 죽는다” “말의 힘은 멀리서도 알 수 있고 사람의 마음은 시간이 흘러야 알 수 있다.”
“가뭄은 오아시스를 찾게 하고 사람은 힘들 때 진정한 친구를 알아볼 수 있다.” “굶어 죽는 한이 있어도 말 안장은 팔지않는다.”
우즈베키스탄에서 광주일보 취재진을 안내한 가이드 일홈(45)씨는 첫 만남에서 유목문화에 뿌리를 두고 있는 대표적인 속담들을 열거했다. “양치기…” 는 “사공이 많으면 배가 산으로 올라간다”, “굶어 죽는 한이…”는 “굶어 죽어도 씨나락은 먹지 않는다”는 한국의 속담과 비슷하다고 답해줬다.
결론은 생활방식, 거주지에 따른 어휘와 뉘앙스의 차이는 있어도 인간 본성과 삶을 관통하는 속담과 격언에는 근본적인 차이는 없다는 것이었다.
한국은 이 나라에 비하면 초보적인 다문화 사회다. 우즈베키스탄은 인구 2800만명, 120여개 민족으로 구성돼 있다. 전체 인구 가운데 우즈벡인이 80%를 차지하고, 러시아·타직·카자흐·카라칼팍인 등으로 이뤄져 있다. 연해주에서 강제이주한 고려인도 1%에 달한다.
우즈베키스탄 사마르칸트주에 제국의 수도를 정했던 정복자 아미르 티무르(Amir Temur·1336∼1405년)가 유라시아의 패자로 활약할 수 있었던 것은 다문화·다인종 사회를 아우르는 ‘양탄자 리더십’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민족, 인종을 초월해 이들을 결집하는 비전과 리더십이 있었다는 것이다.
우즈베키스탄 삶의 뿌리는 유목문화다. 수도 타슈켄트에서 승용차로 1시간만 달려 어디를 가더라도 구릉 같은 초목지가 파노라마 처럼 펼쳐지고, 양과 당나귀, 말을 사육하는 일상 풍경들이 펼쳐진다. 국토 총면적이 447,400㎢로 한반도의 2배에 달하며, 국토의 5분지 4가 평지다. 이 땅의 초지에는 2000여년을 거슬러 올라가는 유목의 전통이 남아있다.
우즈베키스탄의 대표적인 가축은 말·양·소·당나귀 등이다. 모두 재산이고, 생계를 해결하는 양식이다. 양고기는 꼬치구이인 ‘샤슬릭’(Shashlic)의 재료다. 샤슬릭은 석탄이나 중앙아시아에서 자생하는 싹사울 나무로 굽는 꼬치 숯불구이다.
우즈베키스탄 식당 어디를 가든 야외에서 화덕에 샤슬릭을 굽는 연기와 양고기 냄새를 맡게된다.
이동을 전제로 한 유목에서 휴대용 식량은 필수다. 대표적으로 논(Non)이라 불리는 빵이 있다. 대형피자와 크기가 비슷한 이 빵은 표면에 깨를 발라 구운 것으로, 최장 4일까지 선도가 유지된다고 한다. 맛은 바게뜨와 비슷하고 중독성이 있다. 빵을 손으로 찢어 차나, 양고기를 우려낸 물에 찍어 먹는다.
논에 관한한 도시역사 2750년을 자랑하는 사마르칸트가 최고다. 한국의 영광굴비와 같은 일화가 전해진다.
우즈베키스탄의 수도 타슈켄트 상인들이 사마르칸트 맛을 모방하기 위해 현지에서 장인, 화덕, 원재료를 옮겨 빵을 만들었지만, 실패했다고 한다.
사마르칸트주를 방문하는 호레즘·부하라·지작주 주민들은 친척들에게 줄 선물로 빵을 사간다. 이 빵을 중앙아시아의 생활음료인 ‘초이’에 적셔먹는 것이 가장 소박한 식사다. 초이를 즐겨마시는 것은 물에 석회질 성분이 많기 때문이다.
‘배가 고프면 초이를 마셔 허기를 달래고, 배가 부르면 초이를 마셔 소화를 돕고, 여름에는 더위를 식히기 위해, 겨울에는 추위를 달래기 위해서’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그 존재는 각별하다.
우즈베키스탄은 엄격히 말해 유목과 농경이 공존하는 나라다. 타지키스탄에서 발원해 우즈베키스탄 최남단과 서북부를 지나 아랄해로 유입되는 아무 다리야강, 키르기스스탄에서 곡창지대인 우즈베키스탄의 동부지대로 유입되는 시르 다리야강이 있다. 우즈베키스탄을 중앙아시아의 오아시스라고 부르는 이유다.
비옥한 강의 주변에서는 농경이 번성했고, 본토에서는 강의 물줄기를 척박한 땅으로 끌어들이는 관개농업이 발달했다. 우즈베키스탄 국민의 3분지 2 이상이 아무 다리야강과 제라프샨강을 따라 형성된 오아시스에 거주하고 있다.
이들이 주로 재배하는 농작물은 밀, 벼, 옥수수, 목화 감자, 멜론 등이다. 밀은 주식인 논을 만들기 위한 내수용이고, 목화는 수출용 작물이다. 목화 생산량은 미국, 인도, 중국, 파키스탄에 이어 세계 5위다. 한국 농촌진흥청 연구진이 미국, 호주 일변도인 농산물 수입선을 다변화 하기 위한 대안으로 연구했던 나라가 우즈베키스탄이다.
우즈베키스탄의 쌀은 한국에서 예전에 먹었던 ‘월남미’와 비슷하다. 찰기가 덜하고 모양이 홀쭉하고 길다.
쌀은 볶음밥인 ‘오쉬’로 만들어진다. 커다란 냄비인 카잔에 양고기 비계기름, 양고기, 당근, 마늘,은행,포도 등을 넣어 만드는 우즈베키스탄 주식의 하나다.
‘아미르 티무르’는 오쉬를 풍족하게 만들어 병사들에게 공급함으로써, 말 잔등에서 육포를 씹으며 돌격했던 칭기즈칸 군대보다 우월한 기동력을 발휘했다고 한다.
우즈베키스탄은 사막성 기후권에 속하기 때문에 국토 대부분이 연중 매우 건조하다. 우리나라와 달리 여름에는 비가 거의 내리지 않고 겨울에서 봄 사이 비가 많다. 전형적인 대륙성 기후를 보여 광주일보 취재진이 현지에 머물던 4월 20일께 낮 기온이 30도를 기록했다. 수도 타슈켄트의 7월 최고 기온은 41도, 1월에는 최저 영하 17도까지 떨어진다.
햇볕이 좋기 때문에 우즈베키스탄에서 생산되는 과일과 견과류의 품질은 최고다. 전세계적으로 열 손가락 꼽는 견과류 생산국이다. 땅콩, 호도 등 견과류와 사과·포도·배·수박·자두·체리 등은 현지인들이 관광객들에게 강권하는 과일들이다.
/윤영기기자 penfoot@kwangju.co.kr
“가뭄은 오아시스를 찾게 하고 사람은 힘들 때 진정한 친구를 알아볼 수 있다.” “굶어 죽는 한이 있어도 말 안장은 팔지않는다.”
우즈베키스탄에서 광주일보 취재진을 안내한 가이드 일홈(45)씨는 첫 만남에서 유목문화에 뿌리를 두고 있는 대표적인 속담들을 열거했다. “양치기…” 는 “사공이 많으면 배가 산으로 올라간다”, “굶어 죽는 한이…”는 “굶어 죽어도 씨나락은 먹지 않는다”는 한국의 속담과 비슷하다고 답해줬다.
한국은 이 나라에 비하면 초보적인 다문화 사회다. 우즈베키스탄은 인구 2800만명, 120여개 민족으로 구성돼 있다. 전체 인구 가운데 우즈벡인이 80%를 차지하고, 러시아·타직·카자흐·카라칼팍인 등으로 이뤄져 있다. 연해주에서 강제이주한 고려인도 1%에 달한다.
우즈베키스탄 사마르칸트주에 제국의 수도를 정했던 정복자 아미르 티무르(Amir Temur·1336∼1405년)가 유라시아의 패자로 활약할 수 있었던 것은 다문화·다인종 사회를 아우르는 ‘양탄자 리더십’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민족, 인종을 초월해 이들을 결집하는 비전과 리더십이 있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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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즈베키스탄의 대표적인 가축은 말·양·소·당나귀 등이다. 모두 재산이고, 생계를 해결하는 양식이다. 양고기는 꼬치구이인 ‘샤슬릭’(Shashlic)의 재료다. 샤슬릭은 석탄이나 중앙아시아에서 자생하는 싹사울 나무로 굽는 꼬치 숯불구이다.
우즈베키스탄 식당 어디를 가든 야외에서 화덕에 샤슬릭을 굽는 연기와 양고기 냄새를 맡게된다.
이동을 전제로 한 유목에서 휴대용 식량은 필수다. 대표적으로 논(Non)이라 불리는 빵이 있다. 대형피자와 크기가 비슷한 이 빵은 표면에 깨를 발라 구운 것으로, 최장 4일까지 선도가 유지된다고 한다. 맛은 바게뜨와 비슷하고 중독성이 있다. 빵을 손으로 찢어 차나, 양고기를 우려낸 물에 찍어 먹는다.
논에 관한한 도시역사 2750년을 자랑하는 사마르칸트가 최고다. 한국의 영광굴비와 같은 일화가 전해진다.
우즈베키스탄의 수도 타슈켄트 상인들이 사마르칸트 맛을 모방하기 위해 현지에서 장인, 화덕, 원재료를 옮겨 빵을 만들었지만, 실패했다고 한다.
사마르칸트주를 방문하는 호레즘·부하라·지작주 주민들은 친척들에게 줄 선물로 빵을 사간다. 이 빵을 중앙아시아의 생활음료인 ‘초이’에 적셔먹는 것이 가장 소박한 식사다. 초이를 즐겨마시는 것은 물에 석회질 성분이 많기 때문이다.
‘배가 고프면 초이를 마셔 허기를 달래고, 배가 부르면 초이를 마셔 소화를 돕고, 여름에는 더위를 식히기 위해, 겨울에는 추위를 달래기 위해서’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그 존재는 각별하다.
우즈베키스탄은 엄격히 말해 유목과 농경이 공존하는 나라다. 타지키스탄에서 발원해 우즈베키스탄 최남단과 서북부를 지나 아랄해로 유입되는 아무 다리야강, 키르기스스탄에서 곡창지대인 우즈베키스탄의 동부지대로 유입되는 시르 다리야강이 있다. 우즈베키스탄을 중앙아시아의 오아시스라고 부르는 이유다.
비옥한 강의 주변에서는 농경이 번성했고, 본토에서는 강의 물줄기를 척박한 땅으로 끌어들이는 관개농업이 발달했다. 우즈베키스탄 국민의 3분지 2 이상이 아무 다리야강과 제라프샨강을 따라 형성된 오아시스에 거주하고 있다.
이들이 주로 재배하는 농작물은 밀, 벼, 옥수수, 목화 감자, 멜론 등이다. 밀은 주식인 논을 만들기 위한 내수용이고, 목화는 수출용 작물이다. 목화 생산량은 미국, 인도, 중국, 파키스탄에 이어 세계 5위다. 한국 농촌진흥청 연구진이 미국, 호주 일변도인 농산물 수입선을 다변화 하기 위한 대안으로 연구했던 나라가 우즈베키스탄이다.
우즈베키스탄의 쌀은 한국에서 예전에 먹었던 ‘월남미’와 비슷하다. 찰기가 덜하고 모양이 홀쭉하고 길다.
쌀은 볶음밥인 ‘오쉬’로 만들어진다. 커다란 냄비인 카잔에 양고기 비계기름, 양고기, 당근, 마늘,은행,포도 등을 넣어 만드는 우즈베키스탄 주식의 하나다.
‘아미르 티무르’는 오쉬를 풍족하게 만들어 병사들에게 공급함으로써, 말 잔등에서 육포를 씹으며 돌격했던 칭기즈칸 군대보다 우월한 기동력을 발휘했다고 한다.
우즈베키스탄은 사막성 기후권에 속하기 때문에 국토 대부분이 연중 매우 건조하다. 우리나라와 달리 여름에는 비가 거의 내리지 않고 겨울에서 봄 사이 비가 많다. 전형적인 대륙성 기후를 보여 광주일보 취재진이 현지에 머물던 4월 20일께 낮 기온이 30도를 기록했다. 수도 타슈켄트의 7월 최고 기온은 41도, 1월에는 최저 영하 17도까지 떨어진다.
햇볕이 좋기 때문에 우즈베키스탄에서 생산되는 과일과 견과류의 품질은 최고다. 전세계적으로 열 손가락 꼽는 견과류 생산국이다. 땅콩, 호도 등 견과류와 사과·포도·배·수박·자두·체리 등은 현지인들이 관광객들에게 강권하는 과일들이다.
/윤영기기자 penfoot@kwangju.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