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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남 지진단층 존재 6.7 강진 대비해야”
부산대학교 김광희 교수
조선시대 4.1, 6.7 지진 기록
관측소 설치·운영 10일간
0.7 전후 지진 300차례 관측
당국 단층 조사 대응책 마련을
2020년 05월 22일(금) 00:00
최근 잇따랐던 해남지진과 관련해 “규모 6.7의 지진 가능성까지 염두에 두고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대비 해야 한다”는 주장이 학계에서 제시됐다. <관련기사 3면>

부산대학교 김광희 교수(지질환경과학과·사진)는 21일 광주일보와 전화 및 서면 인터뷰에서 “역사지진 기록에 의하면 해남에서 1436년(세종 18년) 2월 규모 4.1 지진, 5월에 규모 6.7의 지진이 발생했다”고 말했다. 이어 “역사지진에는 불확실성이 크지만, 이렇게 큰 지진이 발생해 중앙에 보고되고 기록으로 남았다는 것은 이 지역에 이 정도 규모의 지진을 일으킬 수 있는, 우리가 몰랐던 단층이 존재한다는 의미”라고 풀이했다.

김 교수는 “규모 6.7의 지진 발생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하며, 당국에서는 우선 이 지역에 존재하는 단층과 이 단층에서 발생 가능한 최대 지진 규모 산정 조사를 하고,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해남지진 이후 지진학자들은 언론에 광주단층, 영광단층 등이 영향을 줬을 것이라는 등 여러 의견을 내놨지만, 김 교수는 “우리가 몰랐던 단층이 이전부터 존재했다”고 단언했다. 나아가 “해남목포권에는 해남지진을 유발한 단층만이 아니라 여러 개의 단층이 존재하는 것으로 보인다. 새로운 단층이 아니라 우리가 미처 몰랐던 여러 개의 단층이 있다. 왜냐하면 해남 외에도 목포·영암에서 지진이 일어나고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김 교수가 제시한 해남지역 역사지진은 이계환·양우선 연구팀이 2006년 미국지진학회지에 발표한 ‘한국의 역사지진’에 언급된 내용이다. 연구팀은 “1436년 2월 17일 위도 34.6, 경도 126.7 지점에서 규모 4.1 지진이, 5월 29일 같은 장소에서 규모 6.7의 지진이 일어났다”고 적었다. 최근 지진이 발생한 해남군 서북서쪽 21㎞ 지역은 위도 34.66∼34.67, 경도 126.39∼126.41로, 비슷한 지점에서 발생한 지진으로 추정된다.

다만 김 교수는 “이 지역에서 발생할 수 있는 최대 규모 지진을 깊은 연구 없이 말하는 것은 불가능하고, 역사지진 자료에는 불확실성이 있다”며 “지진을 유발하는 단층의 크기와 자세는 지진 자료를 연구·분석하면 확인이 되고, 단층면 크기를 보면 해당 단층이 일으킬 수 있는 지진 크기 산정이 가능하다. 그러나 이때도 지진 발생 시기는 예측이 힘들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지난 1일부터 10일까지 해남지역에 임시 지진관측소를 설치·운용한 결과 10일 동안 규모 0.7을 전후한 지진이 300여차례 관측됐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지진 발생 횟수가 아니라 지진 패턴이 이례적이다. 특별히 본진이 무엇인지 가늠하기 힘들다”고 말했다.그는 “초기에 규모 1.4 지진부터 2짜리 3짜리 며칠 지나 규모 2짜리 지진이 나고 특별히 본진이 뭔지 모르겠다. 고만고만한 지진이 꾸준히 발생하는 이른바 ‘군발지진’인데 이런 현상은 화산지역을 제외한 내륙에서 흔하지 않다”고 설명했다.그러면서 “이른 시일 안에 수집된 자료를 바탕으로 연구 결과를 학계에 보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 교수의 주장에 대해 기상청 지진화산국 관계자는 “해남지진을 유발한 단층이 존재한다는 사실은 맞아보인다. 거리상 영광단층, 광주단층은 영향을 주기 힘들다. 단층 크기를 확인하면 유발 가능한 지진의 규모를 확인할 수 있다는 김 교수의 의견에도 동의한다”고 말했다.

한편, 김 교수는 지난 2017년 11월 포항에서 발생한 규모 5.4 지진이 인근 지열발전소의 유체 주입으로 인한 유발 지진 가능성이 있다고 2018년 4월 27일 국제과학저널 ‘사이언스’에 최초로 발표한 학자다. 정부 조사단은 김 교수 논문 발표 이후 2019년 3월 20일 ‘포항지진은 인근 지열발전소의 물 주입이 촉발했다’고 결론지어 발표했다.

/김형호 기자 khh@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