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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전향 장기수 서옥렬씨, 끝내 북에 있는 가족 못 만나고 별세
2019년 09월 11일(수) 15:44
국내 최고령 비전향 장기수 서옥렬씨가 끝내 북에 있는 가족을 만나지 못한 채 세상을 떠났다. 향년 92세.

11일 ‘장기구금 양심수 서옥렬 선생 송환추진위원회’에 따르면 노환으로 투병 중이던 서씨가 이날 오전 9시30분께 광주병원 중환자실에서 숨을 거뒀다.

1928년 신안군 안좌면에서 태어난 서씨는 고려대 경제학과 재학 중 한국전쟁이 발발하자 학도병으로 인민군에 편입돼 북으로 갔다. 김일성종합대 정치경제학부를 졸업한 뒤 교원이 됐고, 같은 학교 교원이던 아내를 만나 1955년 결혼하고 두 아들을 뒀다.

1961년 8월 9일 아내와 두 아들(당시 5살·3살)을 북에 남겨 놓은 채 북한 공작원으로 고향을 방문했다가 월북하던 중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체포됐다. 법원으로부터 무기징역형을 선고받고 같은 해 9월부터 1990년 9월까지 29년간 복역하다 석방됐다. 복역 중 전향을 강요 당하며 고문 후유증으로 왼쪽 눈의 시력을 잃기도 했다.

서씨는 지난 2000년 비전향 장기수 63명이 북한으로 송환될 때 전향을 했다는 이유로 가지 못했다. 하지만 그는 “유신시절 반강제적으로 준법서약서에 직인을 찍었다”며 “전향하지 않았다”고 항변했다.

이후 평생 북에 있는 가족을 그리워하면서 부치지 못하는 편지를 쓰며 외로움을 달랬다.

광주시민사회는 지난 2017년 서씨의 송환추진위원회를 만들어 서씨 가족의 상봉을 도왔지만 결국 서씨는 세월을 이기지 못하고 하늘로 떠났다.

빈소는 광주역장례식장에 마련됐다.



/김용희 기자 kimyh@kwangju.co.kr